지난 1월 17일 뮤지컬 마틸다를 보기 위해 학교에서 일찍 나서서 공연장에 가려던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그런 날 있잖아요. 분명 모든게 제대로 되고 있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
그 날이 딱 그런 날이었어요.
아주 당당하게 ‘나 오늘 뮤지컬 보러간다!!’고 같이 있던 친구들에게 말을 하고 공연장에 가고 있었는데
뭔가 느낌이 쎄해서 문자를 확인해 봤는데.!
빠밤.
이게 웬걸 18일 공연을 예매했던 것이었습니다..
휴., 18일에 약속이 있어서 친구한테 뮤지컬을 양도할까 했지만
그래도 이미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차마 마틸다를 포기하지는 못하고
약속을 취소하고 18일 저녁에 다시 LG 아트센터로 향했습니다.
도착했더니 시간은 딱 6시, 사람이 별로 없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밥먹고 와서 티켓수령하고 물 한 잔 사고 화장실에 갔다가 나오니 딱 시간이 알맞더라구요.
자리에 앉았습니다.
3층 거의 제일 뒷자리긴 했지만 2층바로 위에 3층이 있는 것 같은 느낌? 이라서 그렇게 멀게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모든 무대가 한 눈에 들어와서 마틸다의 다양한 무대장치들이 한 눈에 들어와서 좋았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옆과 뒤에 앉아있던 어린이들이 쉴새없이 다리떨고 몸을 움직이고,
조용히 긴장감이 도는 장면을 못 참아서 조용해질 때마다 대화를 했다는 것...?
어린이들이라 참기 힘든건 알지만 계속 그러니 진짜 화가 나더라구요.
애들이 한 대여섯명에 어른은 한 명? 두 명? 밖에 없고 통제를 할 생각도 안하더라구요.
이럴거면 데리고 오지 말지 싶은 마음이.. 솔직히 좀 들었습니다..ㅠㅠㅠ
인터미션때 직원분께 말씀을 드려서 직원분께서 주의를 주시니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제일 안좋은 자리에 간 거니까 참았습니다.
나중에는 그냥 돈을 더 주더라도 앞자리로 가야겠어요.ㅠㅠ
돈이 있다면...
보고 싶은 뮤지컬은 너무 많은데 돈이 없어서 자꾸만 뒤로 가게 되는 슬픔...
열심히 돈을 모아서 다음에는 꼭 앞자리에 앉겠어요..!!
——————————본격 후기——————————
마틸다 : 이지나
미스 트런치불 : 최재림
미스 허니 : 방진의
미세스 웜우드 : 최정원
미스터 웜우드 : 현순철
캐스팅
사실 원래 17일 공연을 예매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황예영 마틸다를 보고 싶었던 것도 있는데
이지나 마틸다도 좋았습니다!
그 작은 어린이 혼자서 그 큰 무대를 사로잡는다는게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어느 시상식에서 우리를 아역배우가 아닌 ‘배우’로 봐달라고 했다는데
‘배우’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이었습니다.
기분탓일지 모르지만 가끔씩 이지나 마틸다가 약간 긴장해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렇다고 나빴다는 얘기는 절대절대 아니고 약간 제가 느끼기에는 기분 좋은 긴장감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냥 대단하다는 생각만 계속 들었습니다.
미스 트런치불에 최재림배우님이 잘하신다고 호평이 엄청 많았던 것 같은데
트런치불 자체가 극에 많이 등장하지 않아서인지 사실 배우님에 대한 큰 인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멀리 앉아있어서 그런 거였을지도..)
하지만 오히려 배우가 아니고 미스 트런치불 그 자체로 다가와서 더 몰입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기도 하네요.
미세스 웜우드에 최정원 배우님은 뭔가 미세스 웜우드 자체의 약간 오버스러운? 연기를 하면서도
절대 과해지지 않았고, 그냥 대사를 할 때도 성량이 좋다는 것이 3층까지도 전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미스터 웜우드 현순철 배우님도 이 역할을 재치있게 소화해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중간 인터미션 때 올라와서 공연에서 일어나는 학대들은 극중 표현일 뿐이지 실제로 일어나서는 절대 안된다고
말씀해주시는 것도 좋았어요.
솔직히 어린이 관객들이 많아서 에,,, 이래도 되나 싶었던 부분들이 있었기 때무네...
저한테는 사실 미스 허니라는 인물 자체가 딱히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기 때무네..
뭔가 이야기의 진행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딱히 기억나는 장면이 없었던 것 같아요.ㅠ
2. 좌석
3층 제일 뒷자리임에도 무대가 한 눈에 들어와서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음향이 좀 아쉬웠어요.
제 주위의 어린이들의 목소리도 한 몫 했겠지만
그걸 빼고도 전체적으로 소리가 잘 들린다는 느낌은 아니었고
가사 전달이 명확하게 되는 음향은 아니었습니다.
마틸다를 보기 열흘 전에 봤던 지킬앤하이드에서도 뒷자리었는데도
모든 배우님들의 노래, 대사가 명확하게 들렸는데 말이죠.
이게 어린이 배우들이 많아서 그랬던 걸수도 있겠네요.!!
어쨌든 여러분 앞으로 가세요 제발.. 적어도 2층으로 가주세요.. 3층은 너무 멀어요...ㅋㅋ
3층 중에서도 뒷자리라서 그랬겠지만...
뭔가 소외당하는 기분이었어요...ㅋㅋㅋ
음향도 그렇고 어떤 장면이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중간에 무대장치로 레이저를 관객석쪽으로 쫙 쏘는 부분이 있었는데
2층까지 쏜 것 같더라구요. (잘은 안보여서 모르겠지만ㅠ)
3층에서 보니까 뭔가 우리 아래에 벽을 쳐두는 느낌이라 정말 소외감 들었습니다..ㅋㅋ
4. 총평
마틸다는 앙상블이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단체곡이 제법 많았고, 그 모든 곡들이 마음에 울림을 주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극의 내용보다는 노래가 정말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번역이 아쉬웠다는 후기도 몇 번 봤는데, 저는 딱히 번역에 불편함이 없었고 오히려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었어요.
특히 school song에서 알파벳 a, b, c, d 에서 z까지 같은 소리를 내는 한국어 단어들에 맞추는 것이 정말 어려웠을 텐데
노래의 박자에도 잘 맞으면서 가사가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요.
School song의 번역에서 와, 이걸 이렇게 번역하는구나 하고 헉, 하고 놀랐습니다.
비영어권 국가중에 우리나라 공연이 최초라는데 그럴만 하다...라고 생각했어요.ㅋㅋ
School song을 온갖 나라 언어로 어떻게 바꿀거야..
무튼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무대, 노래, 가사, 춤, 연기 모든게 찰떡같이 맞아서
완전 빠져들어서 봤습니다..!!!
또, 어른이 되면(when I grow up)을 다같이 부를 때는 뭔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지만 갑자기 울컥 밀려오는 느낌이 들어서 살짝 눈물이 날 뻔 하기도 했어요.
진짜 단체곡들 최고 최고!
기회가 된다면 앞자리에서 한 번 더 보고싶지만...
해야 할 일도 너무 많고.. 돈도 돈이기 때문에...
ㅠㅠ나중에 다른 좋은 공연이 있다면 꼭 앞자리에서 보겠어요...!!
일단 2월 9일 지킬앤하이드 홍광호 배우님..!
3월 7일 라이언킹을 예매해뒀으니..
이봐이봐 이렇게 많이 보려고 욕심부리니까 좋은 자리에는 절대 못앉고 2,3층만 전전하지...
그치만 늦게 뮤지컬에 빠져서 단시간에 갑자기 보고싶은 뮤지컬이 여러 개 생긴 저로써는 이것이 최선이었습니다....
3월까지는 딱 저 두 개만 더 보는 것으로 하고 돈을 좀 모아서 4월 이후에 좋은 공연이 나오면 꼭 1층 입성해야지!!!!